우리나라에는 전세라는 특이한 주택 임대 제도가 존재합니다.
매월 임대료를 지불하는 형태의 임대차계약이 아닌, 주택을 빌려 입주할 때, 고액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빌려주는 계약이죠.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이자 없이 큰 금액의 자본을 운용할 수 있고, 집을 빌려 들어 가는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매달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서로에게 좋은 제도로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던 주택임대제도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개인 간 담보대출에 가까운 사금융의 성격을 교묘하게 활용한 사기꾼들로 인해 수년 전부터 전세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죠.
전세 제도는 이미 국가의 주거복지 제도에도 활용될 만큼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시스템이기에 이 제도가 무너지면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이 올 수 있습니다.
전세제도를 안정화하고 전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을 새롭게 정비했는데요, 근래에 정비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은 무엇이 있고,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전세 계약을 하면 주택 시세의 50%~80%까지 큰 목돈을 집주인에게 보증금으로 빌려주게 되는데요, 보통 집주인들은 다음 계약이 만료되어도 다음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받아서 지급할 생각으로 그 돈을 사용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세입자만 계속 구할 수 있으면 보증금을 반환할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다른 방법으로도 보증금을 반환해 줄 수 없게 되면 의도치 않은 전세 사기의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물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며 분양되지 않는 신축 주택을 전세로 계약한 후 은행에서의 대출금과 전세 보증금을 모두 가지고 잠적해 버리는 악질 사기행위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가 운영하는 보증 보험 형태의 상품이 바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입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운영하는 공사
우리나라에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에서 각각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모두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기업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험회사이기에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보증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보증료의 차이도 있습니다.
구분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 한국주택금융공사(HF) | 서울보증보험(SG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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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 한도 | 주택가격*담보인정비율(90%) – 선순위채권 등 갱신보증의 경우 담보인정비율 90% 적용 | 7억 원(서울/경기/인천 이외의 지역은 5억 원) 단독, 다가구 : 선순위채권 총액은 주택 가액의 80% 이내, 선순위 근저당권 설정액은 주택 가액의 60% 이내(동시 충족) 단독, 다가구 외 : 선순위채권 총액은 주택 가액의 60% 이내 | 아파트 이외 주택은 임차보증금 10억 원까지 보장 |
보증 대상 | 단독, 다가구, 다중, 연립, 다세대주택, 노인복지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트 | 가압류, 가처분, 경매 등이 없는 주택으로 산정 가격이 12억 원 이하이고, 부동산 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발급이 가능한 건축물 |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 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 단독, 다가구 |
보증료율 | 주택 유형에 따라 연 0.115% ~ 0.154% | 우대 가구 여부 등에 따라 연 0.02% ~ 0,04% 차등 적용 | 아파트 : 연 0.183% 기타 주택 : 연 0.208% |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보증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며, 서울보증보험은 가입 조건이 가장 유연합니다. 전세대출과 함께 전세반환보증보험까지 가입하실 상황이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가장 적합합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사업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는 사실 부동산 거래 비용에 속합니다. 매년 부과되는 비용이기에 아무리 적은 보증료율이라고 해도 부담이 없을 수 없죠. 이에 정부에서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전세보증금이 3억 원 이하이고, 연 소득 5천만 원 이하인 무주택 청년 또는 연 소득 6천만 원 이하인 무주택 일반인에게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정부24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자세한 조건은 국토교통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맺음말
전세 사기가 왜 근래에 들어 화두가 된 것일까요? 예전에는 계약서만 있으면 안심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금융기업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에 일반인들이 피해는 보고 있는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전세 계약서라는 것은 차용증의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주택을 담보로 점거하며 그에 대한 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계약이기 때문이죠.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집을 받으면 되는 구조입니다. 애초에 담보가 주택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세 보증금은 근본적으로 주택의 시세보다 클 수 없기 때문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주택을 대신 받게 되면 세입자는 전세가액보다 높은 가치인 주택을 획득하게 되는 이득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의 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금융사들이 자리 잡고 있죠.
전세 세입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집주인이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거나, 부동산 시세 상승기에 주택 가액과 전세보증금의 차액을 빌려주고 이득을 챙기는 구조로 운영하며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피해가 세입자에게 가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런 금융회사와 보험회사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이라는 상품으로 여러분에게 또 다른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든 것이 지금의 모습이죠.
계약서 자체가 보증인데, 그 계약을 보증하는 보험을 만들고, 그 계약서를 보증하는 보험의 지급을 보증하는 보험을 만들고…
하지만 내 자산을 지켜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 비싼 보증보험료를 지급하며 보증을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물론 전세 사기가 사회문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중소 건설 시행사때문입니다만, 그것조차 깊게 생각해보면 은행이 쉽게 PF를 진행해 주고 은행은 스스로 손해 보지 않는 포지션에서 고액의 이득을 남기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볼 수 있죠.
제도를 위한 제도, 보증을 보증하기 위한 보험….이런 것들이 없는 사회를 바라기에는 너무 늦은 것일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