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건축물 : 지구온난화로 인한 아파트 가격의 상승

지구가 아픕니다. 해마다 그 지구의 몸살이 심해지고 그 증상들이 보이고 있죠. 몇 년에 한번 발생할까 말까 했던, 엄청난 규모의 산불과 기록적인 한파, 그리고 거대한 허리케인과 강한 태풍 등 규모가 커진 재해의 소식이 매 해 들려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공식적으로 지구의 평균 표면 온도가 17도에 도달했다고 하죠.

인류는 강력하게 대응 중입니다. 종의 생존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이니까요. 2015년 195개국이 참여한 파리협정에 근거하여 우리나라도 2016년 파리협정의 발효를 공표했으며, 2050년 탄소중립 시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무엇이고, 아파트 가격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로에너지 아파트가격 상승 썸네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이란?

냉방도 난방도 전기의 사용도 하지 않는 건축물을 말할까요? 아닙니다. 실제로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탄소의 배출 양이 제로에 수렴하는 건축물을 말합니다.

우리의 주거에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전기에너지가 대표적이죠. 가전 제품을 작동시키기 위한 전기는 산소와도 같이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에너지가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에너지의 생산 과정은 탄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 메탄 등은 대기에 열을 가두어 지구를 뜨겁게 합니다.

세계 인구는 2021년 기준으로 78.88억 명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 있고, 냉방과 난방을 하며, 음식을 먹거나 생활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 양은 어마어마하겠죠. 실제로 건축물 분야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분야로 아직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1971년에 사용했던 건축물 에너지는 2010에는 두 배가 되었고, 이대로 진행되면 2050에는 또 50%가 더 증가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건축과 주거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이 제로가 되도록 노력하기 위해 제로에너지건축물 담당 정부 기관인 ZEB 에서는 세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 패시브 건축 : 냉·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양을 최소화 하는 건축 방법입니다.
  • 액티브 설비 : 고효율의 설비와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를 적용하여 사용 에너지량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 신재생 에너지 :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사용 하면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탄소의 양이 적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종합하면, 적은 에너지로 쾌적하게 생활 할 수 있지만, 그 적은 에너지조차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되어 실제 탄소의 배출 양이 제로인 건축물을 의미합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예시 국립환경과학원
제로에너지건축물 국립환경과학원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네 좋은 이야기입니다. 지구도 살리고 환경도 좋아져서 미세먼지도 없어지면 너무 좋겠죠. 하지만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건축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부동산 개발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돈이 벌려야 시행되기에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을 자발적으로 건축 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단계적 추진 계획인 로드맵을 만들고 발표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을 확산하기 위한 인증제도인 ‘ZEB(Zero Energy Building)인증제‘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최초 시작된 2017년에는 관공서 건물을 중심으로 ZEB 인증 완료된 건축물은 17개에 뿐이었지만, 2022년에는 전국에 걸쳐 1262건의 인증 완료가 되었습니다.

2022년 까지는 공공건축물중 1000㎡ 이상인 건물만 ZEB인증이 의무였지만, 2023년 부터는 공공 공동주택까지 그 의무가 확대됩니다. 2024년부터는 민간 공동주택중 30세대 이상인 경우, 그리고 2030년에는 민간 건물중 500㎡규모의 건물까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2050년에는 모든 건축물이 ZEB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2050 탄소중립 로드맵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아파트 가격과 ZEB

아파트의 가격은 정보를 선반영하고 심리에 따라 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집 값은 정책에 의해 그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크게 출렁거렸죠. 실제 수요와 공급보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세 상승의 기대감이 만드는 가격의 변동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국가들이 자국의 화폐를 찍어내서 내수를 살리는 양적완화를 시행하였고, 그로인한 후폭풍으로 2023년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세계를 뒤 덮었습니다.

물리적 건축비가 아닌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급하게 상승했던 아파트의 가격은 물리적 비용 즉, 건축 자재 가격의 상승과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하락세가 주춤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의 상승 후 조정을 거쳐 안정기에 접어 들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지금의 가격이 뉴노말(New Normal) 즉, 새로운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공동주택 30세대 이상‘인 건축물에 대해서는 ZEB가 필수 인증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2017년 이후 국내의 유명 건축회사의 신축 아파트들은 부분적으로 주거 에너지 효율을 증가 시키는 건축 요소를 단계적으로 적용 시켜 왔습니다. 시스템 창호열교환기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아직 건축자재시장에서는 제로 에너지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업체 대표님들이 태반입니다. 일반적인 건축자재 가격의 상승률도 높지만, 아직 국내 건축자재업체의 적응 정도가 부족해서 패시브 건축과 제로 에너지 관련 건축자재들은 상당히 고가입니다.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오른 금리와 레고랜드 사건 등으로 건축회사들은 건축자금마련이 힘들어져 아파트의 공급이 매우 줄었습니다. 줄어든 공급과 세계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자재 가격의 상승 그리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의 의무화는 내 집 마련에 커다란 부담이 될 듯 합니다.

맺음말

인간이 편리하게 살기 위한 에너지의 사용이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체감 하고 있기 때문이죠.

2017년 당시 한국패시브협회의 세미나에 참석했을 당시에 저도 패시브 하우스와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개념을 처음 접했더랬죠. 그 때만 하더라도 세계적 재해가 이렇게 심해질거란 상상조차 못했습니다.

인간은 현명하니 다가오고 있는 커다란 위기도 이겨내리라 믿고 싶습니다.

때론 돈보다 중요한 것도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