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차고가 낮은 차들은 우리나라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기 쉽지 않습니다. 차고가 매우 낮아서 주차장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차 바닥이나 범퍼를 긁히기 쉬운 까닭이죠. 우리나라의 지하 주차장은 공간 효율에만 집중되어서 진입 경사도가 매우 급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반 휘발유나 경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들은 차체 바닥이 좀 긁힌다고 큰 고장이 나거나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의 경우에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차체 바닥에 베터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새로운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2023년 12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바로 주차장 경사로에 완화구간을 도입하는 내용의 시행규칙이죠.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이란?
주차장법 시행규칙은 건축의 변화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2000년대 초, 개인의 차량 소유량이 증가하면서 주차장이 부족해서 큰 사회문제로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재개발이 되지 않은 구시가지에는 주차할 곳을 찾기가 매우 어렵죠.
그 이후로 신축되는 주택은 무조건 세대당 1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했고, 지금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나 빌라의 1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의 건축이 시작되었죠.
자동차의 크기는 점점 커지는데 주차장의 폭은 좁아서 주차가 힘들었던 경험 누구나 다 있을 겁니다. 그래서 2019년부터는 주차장의 폭이 기존 2.3m에서 2.5m로 20cm만큼 증가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시행되었었습니다.
2023.12.1 새로운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시행되었습니다. 이번엔 전기차의 보급률이 올라가자 안전한 전기차의 사용을 위한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만들어진 것이죠.
주차장 경사로 완화구간 설치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다 보면 경사로가 가파르게 내려가서 바닥을 보기 힘든 경우도 많이 있죠. 주차장의 진입로 면적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록 실제 사용 면적이 증가하고, 실제 사용 면적은 돈이 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기존에는 주차장을 설계하는데 경사로에 대한 완화구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안전보다는 효율이 중요시 되었기에 그런 급경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죠.
특히 작은 건물의 경우 법이 요구하는 주차대수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 놓은 지하 주차장 입구가 꽤 많죠. 차고가 낮은 차로 잘못 진입하면 경사로의 끝에서 차량의 앞 범퍼가 파손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정말 위험한 주차장은 급경사로 설치되어 있는 지하 주차장 통로로 나오면서 하늘만 보이고 출구 주변이 보이지 않아 보행자가 지나가도 볼 수가 없어 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인데, 이런 주차장조차 주변에서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죠.
만약 전기차가 이런 급경사로를 통과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다가 차체 하단부에 위치한 베터리에 충격을 받을 경우, 건물의 화재로 이어지는 큰 재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국토교통부에서 새로운 주차장 경사로 완화구간 설치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 설계시 주차장 출입구로부터 3미터 이내 위치에 차량의 통행을 알려주는 경보장치의 설치 또한 의무화 되었습니다. 경보장치의 스펙도 구체적으로 정해져서 주차장을 진출입하는 차량으로 부터 보행자가 조금더 안전해 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분 | 시점·종점 유형 | 설치 위치 | 설치 목적 | 설치 대상 | 경사도 | 최소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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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로 | 보행로 인접 오르막 종점 | 보행로에 진출하는 경사로 (1개소) | 보행자 안전 확보 | 모든 주차장 | 최대 종단 경사도 8.5% 이하 | 3.0m |
볼록형 부분 | 오르막 종점 내리막 시점 | 모든 경사로 | 차량 하부 충격 방지 | 총 주차 대수 50대 이상 | 최대 종단 경사도의 2분의 1 이하 | 1.7m |
오목형 부분 | 오르막 시점 내리막 종점 | 모든 경사로 | 차량 앞·뒤 하부 손상방지 | 총 주차 대수 100대 이상 | 최대 종단 경사도의 2분의 1 이하 | 2.0m |
맺음말
건축법이나 주차장법 관련 변경이 있게 되면 건축 허가를 준비하던 사람들은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시행규칙을 적용하기 전에 충분한 기한을 두고 예고를 하죠.
이번 주차장법 시행규칙은 2023.03.20에 입법예고가 되었고, 2023.12.01에 시행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나오기 전에도 이런 사고의 예방을 위해 건축주를 설득해 가면서 스스로 안전하게 설계하는 건축사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이미 지어진 대부분의 지하 주차장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구요.
건축물은 한번 지어지면 수십 년을 갑니다. 조금 더 앞을 내다보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설계되는 건축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