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정부는 주택시장의 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및 민간 택지 중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해제하고, 전매제한은 완화하며 분양가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고 있는 실거주 의무는 폐지하겠다는 발표였죠.
하지만 2023년의 마지막 국무회의에서도 실거주 의무 기간의 폐지는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2023.12.21 마지막 국토법안심사 소위원회만 남아있는 상황이죠.
왜 정부에서는 실거주 의무 폐지를 진행하려고 하는지, 그런데도 왜 실거주 의무 기간은 폐지가 안되는 것인지 자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실거주 의무 기간이란?
주택을 분양받으면 판매나 임대를 하지 못하고 소유자가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2021년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과열되고 있던 시절에 정부에서 부동산의 가격을 잡아보려고 만든 많은 날치기 규제 중의 하나입니다.
실거주 의무 기간은 보통은 단독으로 적용되지 않고 분양권 전매제한과 함께 적용됩니다.
주택의 분양은 보통 건축이 완공되기 전에 시작되며,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이라는 형태의 자산으로 부동산 시장에 유통되곤 합니다.
이러한 분양권의 거래는 자칫 부동산 시장에 혼동을 주고 실제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분양을 받기 힘들어지는 상황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분양권을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전매제한이라는 규제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전매제한으로 분양권의 거래는 막을 수 있지만, 실제로 주택이 완공되어 분양권이 등기를 통해 주택의 소유권으로 변한 후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매매나 갭투자를 위한 전세로 인해서도 시장에 혼돈이 발생하기에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적용한 것이죠.
2023 부동산 규제 완화
2022년에 접어들면서 뜨겁던 부동산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어버렸고, 부동산 시세의 급등 기간에 만들어 놓았던 많은 날치기 규제는 부동산 시장에 냉기를 더욱 불어넣을 뿐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건축 경기와 내수 경기를 모두 억눌러 경기의 침체를 만들기 시작했고, 연이어 올라가는 미국발 고금리 소식은 물가의 상승과 더불어 여러 국내 기업을 위기로 내몰았습니다.
2023.01.03 국토교통부는 연초 업무보고를 통해 여러 가지 약속을 했으며, 그중에는 단순히 정부에서 풀어버릴 수 있는 시행령과, 그리고 국회에서 협의가 필요한 법령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필두로 한 여당은 전매제한 같은 시행령은 간단히 수정할 수 있었지만,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주택법인 실거주 의무 기간은 2023년 여러 차례 입법예고 되었음에도 안건이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여·야간협의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죠.
실거주 의무 기간 폐지
2023.12.19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실거주 의무 기간의 폐지를 종용하였지만, 그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2023.12.21 마지막 법안소위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2024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못하면 큰 오점이 되기 때문에 법안소위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다가오는 총선전에 적극적인 국회에서의 협의로 실거주 의무 기간을 폐지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실제로 여당 또한 강경하게 버티는 것이 아닌 합의점을 찾으려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하니, 법안의 폐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만 2024년~2025년까지 4만 7,595가구가 입주를 대기하고 있기에 실제로 입주해야 하는 분양권의 소유자들은 매우 긴장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겠죠.
분명히 사라질 법안이지만 분양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언제 인지가 매우 중요하니까요.
2023.12.19 국무회의의 대통령 발언은 공식 대통령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맺음말
실거주 의무의 폐지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장을 예상하고 나름대로 리스크를 감당하며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한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이 이득을 보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서 주택법의 개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용하게 두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합니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억지스러운 규제와 법령으로 시장을 왜곡하면 그 왜곡으로 만들어진 비틀어진 결과가 시장에 매우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꼭 경제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지나친 규제는 자유를 억압할 수밖에 없습니다.
꼭 필요한 규제에 대하여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가 아니라 다수의 의석을 이용한 날치기 법안으로 통과된 규제를 그대로 놓아두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존엄성을 부인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