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건축물(ZEB)은 건축물에 거주하는 사용자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을 극적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극적으로 줄어든 필요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결국 한 건축물에서 사용자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이 ‘0’에 수렴할 수 있는 건축물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세계의 제로에너지건축물의 흐름에 발맞추어 2019년 국내에 제로에너지건축물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였으며 지금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왔습니다.
2020년에는 연면적 1,000㎡ 이상의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ZEB 인증을 의무화하였으며, 2024년부터는 민간 건축물에도 적용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2024.01.04에 발표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 따라 민간 공동주택(30세대 이상)에 적용하기도 했던 ZEB 인증 의무화가 1년 동안 유예됩니다.
이글에서는 ZEB 인증 의무화로 인해 주거비용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리고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주거비용에 미치는 영향
ZEB 인증 의무화가 연기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가 조정 기간을 거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며 발생한 통화량의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건축비를 증가시켰고, 계획과 시공, 준공의 기간이 긴 건축공사의 특성으로 인해 초기 예상 비용과 실제 투입비용의 갭이 크게 차이 나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건축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ZEB의 의무화를 진행하게 되면 불난 집에 기름을 뿌리는 격이 될 수 있기에 정부에서 1년간 유예를 결정한 듯 보입니다.
실제 ZEB 건축물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단열 설계와 시공, 기밀을 위한 고급 창호의 시공, 열교환기 등 설비비용의 증가가 발생하기에 일반 건축물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이상 건축비의 상승이 발생하게 됩니다.
건축비의 상승은 곧 분양가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부동산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의 구입 비용을 제외한 주택의 유지비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크게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개인경제의 관리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지구적으로 큰 문제인 급격한 기후의 변화에 매우 긍정적인 방향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이란 에너지 독립이 가능한 건축물이기에 외부에서 에너지를 끌어오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한 건물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에너지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경제적 이점이 존재합니다.
물론 ZEB 구현 기술의 발전의 정도가 낮아서 초기에 들어가는 건축비용을 에너지 비용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지금은 매우 길지만, 추후 에너지제로건축물에 관련된 기술이 고도화되면 비용 회수 기간이 짧아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리라 예상됩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ZEB 사례
우리나라의 ZEB 실행은 좀 늦은 감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이미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를 통해 주거비용의 절감과 지구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독일 : 독일에는 패시브하우스라는 기준이 도입되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축물이 건축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우리나라의 ZEB 기준 또한 독일의 패시브하우스를 보고 벤치마킹한 사례가 많습니다.
- 미국 :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2020년부터 신축 주택에 무조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도록 의무화 되어있습니다.
- 덴마크 : 덴마크 또한 2020년부터 신축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해져 적응기에 있습니다.
- 캐나다 : 캐나다는 사용하는 목재만큼 생산하는 탄소제로 시스템을 운영 중인 국가로 패시브하우스의 기본이 되는 목재의 주요 수출국입니다. 사실 패시브하우스는 목재를 팔아먹기 위한 마케팅이었다는 음모론이 발생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제로건축물이 목재를 기반으로 설계가 되고 있으며 캐나다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맺음말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는 피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 흐름으로 보나, 기후의 변화로 인한 재해의 증가를 보나, 말이죠.
물론 주거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산업에 들어가는 에너지의 양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이긴 하지만, 산업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크고 많기에, 당장에 구현이 가능한 ZEB가 먼저 진행되는 것이 옳은 순서겠지요.
하지만, 가뜩이나 비싼 주택의 가격이 ZEB 인증 의무화로 인해 상승에 탄력을 받게 될지 걱정되기는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로 인해 향후 2~3년간 주택의 공급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에 2025년 ZEB 인증 의무화까지 더해지면 그 시장의 열기는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오늘 함께 살펴본 내용이 여러분의 자산 계획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