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과 미분양
빈집과 미분양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빈집은 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낡은 집이 대부분이며, 미분양된 주택은 공급가와 기대 가격이 일치하지 않아서 발생한 딜레이와 같은 개념입니다.
지금 미분양인 주택은 곧 시중의 기대 가격으로 가격을 조정하거나 시간에 의한 기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해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빈집은 오히려 해소하기 위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처리하기가 쉽지 않죠.
빈집 발생 이유
빈집은 대부분 지방에 발생합니다.
지방의 인구가 줄어들고 인프라가 약화하며 유입되는 인구가 적어서 역할을 다한 구옥이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인구의 유입이 있는 지역이면 새로운 주거 공간을 구하는 수요가 있고, 이런 수요가 낡은 구옥을 재정비하는 동기가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 성인이 되어 새로운 집을 구하거나, 새로운 산업의 발달로 새로운 노동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지방의 인구 유입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 빈집을 철거하고 논이나 밭으로 이용하려 해도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기에 기존에 논이나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 땅을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입니다.
철거나 재정비를 위해 비용이 들어가지만, 비용을 투자해도 이익이 나오지 않기에 버려지는 집이 바로 지방이나 토지의 가치가 낮은 곳에 존재하는 빈집입니다.
지역 | 빈집수(호) | 비율(전국) |
---|---|---|
서울특별시 | 2,972 | 3.04% |
부산광역시 | 5,431 | 5.55% |
대구광역시 | 4,137 | 4.34% |
인천광역시 | 3,945 | 4.03% |
광주광역시 | 2,286 | 2.34% |
대전광역시 | 3,873 | 3.96% |
울산광역시 | 1,784 | 1.82% |
세종특별자치시 | 645 | 0.66% |
경기도 | 4,663 | 4.76% |
충청북도 | 2,401 | 2.45% |
충청남도 | 4,490 | 4.59% |
전라남도 | 10,399 | 10.63% |
경상북도 | 10,793 | 11.03% |
경상남도 | 10,613 | 10.84% |
제주특별자치도 | 861 | 0.88% |
강원특별자치도 | 6,675 | 6.82% |
전북특별자치도 | 21,899 | 21.899% |
미분양 발생 이유
도시에 존재하는 빈집인 미분양 주택은 대부분 수요와 공급의 기대 가격이 일치하지 못해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의 새집입니다.
불과 1~2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와 더불어 중국의 부동산 개발로 인해 건축 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중국의 부동산이 차갑게 식은 현재는 건축 자재의 가격이 많이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자재 가격이 올랐던 상태에서도 건축을 진행해야 했던 아파트 단지들의 원가가 내려갈 수는 없죠.
물론 금리를 지불하며 버티는 것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건설사 입장에서는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신축 아파트를 할인 분양할 경우 기존 입주자들의 거센 항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조차도 쉽게 선택할 수 없습니다.
건축 자재의 가격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인건비는 그렇지 않기에 지금 짓고 있는 공동주택의 원가도 크게 내려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미분양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주택 공급 부족 이유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격리로 인해 경제적 활동의 감소를 양적완화로 해결해 보려고 했던 글로벌 기조가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양적완화란 통화량의 증가를 의미하며 곧 인플레이션을 유도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죠.
가치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자산 시장인 부동산 시장에 여러 신호가 중첩되어 급격한 시세의 상승이 발생했었죠.
지원금으로 인한 글로벌 소비의 증가로 물류비용도 증가하며 건축자재의 가격도 크게 올랐고 그마저도 필요한 시기에 구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건축 공사에서 시기의 지연은 비용의 증가로 연결됩니다.
결정적으로, 양적완화로 인해 발생한 화폐가치의 하락을 완화하기 위한 금리의 상승도 건설사에 강력한 후속타가 되어 커다란 충격을 주었습니다.
규모가 작은 개인주택 공급업체나 빌라의 공급업체들은 급격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기존에 공급하던 양만큼의 주택을 공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형 건설사도 휘청거릴 정도의 위기였으니 중소기업들이 버텨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죠.
이렇듯 주택의 시장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위기에 빠진 몇몇 소규모 건설사들이 마지막 선택으로 전세 사기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 대규모 전세 사기 현상은 소규모 공동주택 공급의 시장성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발생시킨 것이죠.
맺음말
인플레이션 택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국가가 재정을 늘리기 위해 화폐를 발행하면 그것은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결국 세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 지원금이라는 그럴듯한 명목하에 실행한 양적완화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우리인 것이죠.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것과 같은 미봉책으로 정치적 지원을 받은 정치인들이 가장 큰 수혜자이며 자금의 유통을 담당한 금융기관들이 다음 수혜자이겠죠.
코로나 전후로 은행의 수익 증가는 역대급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미리 금리를 인상하며 충격에 대비하는 현명한 선택을 했었습니다만, 미국의 장기적인 금리 인상을 버텨내기에는 무리였습니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 출산율의 감소와 도시 집중화로 발생하는 지방인구의 감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빈집과 미분양 공동주택.
이제는 단편적인 부동산 문제가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회 문제라 봐야겠죠.
개인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