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가격은 상품을 제조하기 위해 투입된 비용인 원가와 판매를 통해서 남길 이익이 더해져서 정해집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일반적인 상품처럼 가격을 정할 수가 없습니다. 건축물의 경우는 투입된 원가를 계산할 수 있지만, 토지에는 원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토지의 원가를 구입비용으로 계산한다면, 토지의 가격은 절대 하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는 세금을 과세해야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은 정확한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과세하기 위한 가격인 공시지가, 공시가격을 국가 마음대로 정하게 됩니다.
실제 2019년에 정부에서 부동산의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기관인 감정평가원에 압박을 넣어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를 갑자기 두 배로 올려버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2024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사용해 온 공시가격의 문제점과 앞으로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시가격 결정 방법
부동산의 공시가격은 [부동산 공시법]에 의거하여 토지와 주택에 관하여 매해 1월 1일에 정부에서 적정가격으로 공시하여 정해집니다.
적정가격이라는 단어는 매우 애매하고 모호하여 주체의 의지가 담길 수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이기 위해 위장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부동산의 특성상 정확한 가격을 계산하거나 예측하기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시장에서 거래될 확률이 가능 높은 가격으로 정해집니다.
1989년에 도입된 부동산 공시제도는 국가를 운영하는 세금과 국민건강보험료, 각종 개발에 의해 발생하는 부담금, 복지 제도, 토지 보상 등 67종의 행정제도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현재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를 결정하는 과정에 2,000명이 넘게 참여하며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 부동산의 공시지가, 공시가격 조회는 정부 공식 사이트인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구분 | 공시대상 | 공시주체 | 공시일 | 평가/산정(투입인원) | 예산(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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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토지 | 56만 필지 | 국토부장관 | 23.01.25 | 감정평가사(1,220명) | 433 |
개별 토지 | 3,479만 필지 | 시·군·구청장 | 23.04.28 | 시·군·구 공무원 | 115 |
표준 단독 주택 | 25만호 | 국토부장관 | 23.01.25 | 한국부동산원(480명) | 140 |
개별 단독 주택 | 384만호 | 시·군·구청장 | 23.04.28 | 시·군·구 공무원 | 210 |
공동 주택 | 1,486만호 | 국토부장관 | 23.04.28 | 한국부동산원(520명) | 220 |
공시제도의 문제
기존의 공시제도는 상업용 부동산을 공동주택으로 착각하여 공시하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나 무허가 주택도 표준주택으로 선정하여 공시하고, 아파트 층별 가치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한 동을 모두 같은 가격으로 공시하는 등의 오류가 있었습니다.
감정평가사 인력은 부족하고, 조사와 산정해야 하는 대상은 과다하여 전문성이 결여되는 부동산원의 일반 직원이 감정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컸습니다.
기존의 공시가격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참여하여 산정되고, 산정의 근거도 투명하지 않고, 스스로 검증 시스템도 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검증을 위해 자료를 요구해도 정부는 산출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부동산의 재앙이 발생한 2020년 전후로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각종 부동산 세금의 징벌적 중과세와 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공시지가의 불투명한 검증에 대한 문제로 많은 국민적 불만이 발생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시제도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개선하여 신뢰할 수 있는 기본 척도로 정립하기 위해 공시제도의 개선을 국정과제로 선정합니다.
개선되는 공시제도
정부는 공시제도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세부적으로 개선하여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제도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단 공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충원합니다. 또한 2024년 상반기부터 토지와 건축물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과세대장을 공시가격 산정에 활용하게 됩니다. 지자체의 자발적인 전수조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의 제공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산시스템을 구성하여 부동산의 현황과 공부의 일치 여부를 체크리스트로 기록할 수 있게 됩니다.
공시 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의 교육을 강화하고, 공시가격의 산정시스템인 개별부동산산정시스템(KOREPS)을 도입하여 정보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여나갑니다.
외부에서 산정된 공시가격을 검증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를 통해 검증하며, 공시지가와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중요 가치들을 현실화하여 개별부동산 공시가격의 타당성을 올립니다.
통계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준표 검증위원회를 구성하여 비준율(배율) 등도 전국적으로 정비합니다.
AVM(Automated Valuation Model)을 통해 공시가격을 비교하여 오차를 줄일 수 있도록 합니다.
각 지자체에서 스스로 공시가격을 검증할 수 있도록 공시가격 검증센터를 도입합니다.
공시가격의 가격결정 요인의 등급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공개합니다. 또한 주택이나 토지의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조망이나 소음과 같은 주관적인 항목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대외 공개를 할 수 있도록 검토 중입니다.
부동산의 소유자도 직접 이의신청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부에서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합니다.
또한 공시가격을 산정한 담당자의 실명을 공개하여 책임 있는 가격 산정을 도모합니다.
맺음말
부동산의 과세제도와 공시제도는 시장의 불안 정도를 높여서 오히려 부동산 자산의 가격을 급등시키는 역효과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개선되는 공시제도는 시시각각 변하는 부동산의 가격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는 것에 집중되어 보이긴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연 부동산의 공시가격에 대한 신뢰가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더 많은 세금을 과세하기 위해 정확한 공시가격을 산정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방법으로 공시가격이 산정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한국은 급성장해 왔습니다. 낡은 법전을 고치는 결정은 존중해 주고 응원해 줌이 마땅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